안녕하세요? 멕시코목장을 목자로 섬기고 있는 황교희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함께하지 못한지 두 달이 다 되어갑니다. 우리교회 부흥회가 끝나고 얼마지 지나지 않아 그러했는데, 마치 오래된 기억처럼 그때가 가물가물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에도 주님은 우리와 함께하셨고, 저 역시 그것을 경험하였기에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성경에서 줄 곧 얘기 하듯, 주님 안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고 평안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사실 저는 부흥회를 하루 앞두고 좋지 않은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우리 가정에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됐던 한 계약이 축소되거나 앞으로는 취소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올해 부흥회 책임자로서 ‘시간을 내어 헌신하고, 여러 성도분들과 협력하여 하나님 일을 잘 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막상 그러한 일이 닥치니 당혹스럽고 힘이 너무 빠졌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몇 차례 겪은 저였기에 ‘이제는 맺집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러한 일이 찾아오니 속상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솔직히 잠시나마 하나님께 따져 묻고 싶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제가 목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제대로 표현 하지도 못했고, 애써 아무일 없는 척 일하느라, 그날 내내 무척 힘들었습니다.
겨우 마음을 되잡고 퇴근 길에 홀로 운전을 하며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문-뜩 ‘하나님께서 무언가 하시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말씀을 보면 하나님은 어떠한 일을 하시기 전에 먼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어려운 환경이나 순종하기 힘든 여건을 보여주셨고, 이후 나약한 우리가 하나님께 순종했을때 다시 세워지는 사건들이 기억났습니다. 순간 힘을 얻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님이 하실 일이 기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저의 부끄러운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매달 초면 그곳에서 입금된 돈을 보며, “내가 너 때문에 산다~”며 좋아했던 제 모습이 생각이 났습니다. 실제로 그곳에서 받은 돈으로 여러 지출을 감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그 일과 돈에 더 신경을 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아~! 이거구나!” 저는 입으로는 하나님 은혜로 산다고 줄 곧 이야기했지만, 정작 내 마음은 다른 곳에 염두해 두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마태복음 6장24절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사실 그 전까지는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재물도 능히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저는 절대로 그러하지 못했었고, 앞으로도 하지 못함을 명확히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제 제가 해야할 일은 명확해졌습니다. ‘그 일이 축소되거나 날아가든, 그것은 오직 하나님께 달려있다. 그러니 지금 나에게 맡겨진 부흥회 일정과 강사님 섬김이 최우선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간혹 그 일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애써 떨치려 했고, 하나님 나라의 일에 더욱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부흥회 기간에는 저의 모든 일을 직원들에게 부탁하거나,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스케줄을 변경을 해서라도 그 기간에는 일을 모두 빼고 섬기기로 했습니다.
우리교회 부흥회가 끝난 뒤에도 강사님을 비롯한 그 가족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숙소로 찾아가 필요를 채워드렸고, 혹 가보고 싶은 곳이 계시면 모시고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로인해 사업을 제쳐둔다는 불안한 마음 보다는 ‘하나님 일을 하기 위해 호주까지 오신 주의 종을 섬기는 일’에서 더 평안을 찾았고, 동시에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돈 보다는 주의종을 섬기는 것에 더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호주에도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하나 둘씩 사업장을 폐쇄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가정에서도 ‘방문자 1명으로
제안한다’는 소식은 집을 방문하여 청소를 해야하는 제 입장에선 큰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가뜩이나 바로 직전에 큰 계약을 잃을 위기였기에 이 뉴스는 청천병력과도 같아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께 엎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 저는 너무나 미약하여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요셉의 지혜를 주시옵소서. 저의 경험, 저의 생각, 저의 계획이 아닌,
7년 기근을 앞두고 주님으로부터 지혜를 받은 요셉처럼 되게 해 주시옵소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오직 간절한 기도뿐이었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바이러스로 외부인 출입조차 두려워하는 지금, 청소와 함께 방역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무상으로 이 둘을 같이 할 수만 있다면, 청소부가 아닌 어려운 시기에 도움 주는 사람’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방역기기를 구입하였고,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된 certificate을 받고, 방역하는 모습도 함께 찍어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기대보다 반응이 매우 좋았습니다. ‘할렐루야!’ 80%정도의 고객들은 주님이 주신 그 아이디어에 “멋진 생각이야! 정말 고맙다”라며 답변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1명까지 제한된 집 방문을 그들은 2명까지 허용해 주면서 계속해서 일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러한 생각을 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도저히 떠올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한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일이 끊겼을지도 모릅니다. 이후 가정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나온 아파트 건물에서 방역의뢰가 들어왔고, 다른
전문 서비스 업체와 결연을 맺어 그 일들을 소개해주면서 사업의 분야가 조금씩 넓혀지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은 줄었지만, 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됐습니다. 부흥회를 앞두고 부침이 있던 계약도 일하는 날은 줄게 됐지만, 그 일을 유지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여쭤보았습니다. ‘지금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을 돕고
싶은데 그것을 알려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주일이 되어 예배당에서 목사님 설교 말씀을 듣던 중, 주님은 ‘비행기가 없거나 표가 너무 비싼 나머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워킹홀리데이
친구들’을 떠올리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김밥을 전해주고 픈’마음이 들어왔습니다. 순간 저는 ‘그 김밥을 가지고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라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동시에 이것 역시 아무 힘 없는 인간의 생각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부흥회때
들었던 모세가 그러했고, 기드온이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하나님께 순종했고,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성경 속 그들이 그랬던것처럼 저 역시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행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목녀와 함께 ‘우리가 쓸수 있는 재정을 가지고 김밥을 준비해서 주일 아침에 전해주자’라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 일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저는 잘 몰랐습니다. “오직 하나님 손에 달려있다”고만 믿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주신 말씀에 그대로 할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일 목녀는 새벽에 일어나 김밥 50줄 싸고 물 50병과 함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제가 기대했던것과 달리 많은 이들이 오지 않았지만 그것들을 전달해주는 아이들을 보며, 기대 이상의 기쁨과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이 일이 우리교회에 전해졌고, 여러 목녀님들이 힘을 합쳐 워홀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해 주셔서 나눠주었습니다. 또한 한 목녀님은 자신의 경험을 발판삼아,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농장 친구들을 위해 우편배송으로 그들이 필요한 것을 섬겨주셨습니다. 우리 시드니성서침례교회 역시 재정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변 이들을 찾아 섬기게 되었습니다.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모아 흘려보내는 기적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오직 주님께서 하신 일이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분이 증인이 되는 기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것들 모두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생각이며, 계획임을 다시 한번 경험하고 찬양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더욱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때쯤,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일을
하셨습니다. 셧다운 기점으로 일 중단을 요청했던 고객들로 하여금 저를 다시 찾게 하셨습니다. 신규고객이 자신의 집을 청소를 해달라고 했고, 새로운 아파트 건물에서
견적을 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통상 이렇게 견적을 내면 1-2개월
걸리는데 이번에는 이틀만에 연락이 와서 바로 다음주부터 일을 시작해 달라고 했습니다. 믿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청소 사업한지 5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사업을 해왔던 저로서는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줄기를
만드신 하나님의 일이라고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한 아파트에서 견적을 내달라는 연락이
추가로 왔습니다.
“주님, 제가 무엇을 해야할까요. 다시 한번 주님께 물었습니다.”
‘비워라!’
주님은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신 것 같았습니다. 사실 지난 한 달 동안 목녀와 최대한 지출을 줄이고, 쉐어생 한 명을
추가로 집에 들이면서 모아두었던 돈이 있었습니다. 온전한 십일조와 감사헌금, 그리고 사랑의 헌금을 내고도 모은 금액이었기에 액수를 떠나 저희에겐 특별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제가 그렇게 목녀에게 이야기를 하니, 목녀는 “그것은 당신 생각일 수도 있잖아”라며 찬성도, 반대도 아닌 답을 해주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그것에 관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론을 내린 것이- “만약 그 생각이 하나님 뜻이라면 당연히 순종해야 하고, 혹시 하나님이 아닌 우리의 생각이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말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우리가 다른사람에게 나눈다면 더 흐믓해 하시지 않을까?”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부부는 어느새 하나님의 뜻이 최우선되는 존재로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몇몇 분들에게 다양한 것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300불 정도가 남았는데, “이건 남겨두고 다시 모아서 다음에 섬기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이 불쑥 들었습니다. 참 끝까지
온전히 순종하지 못하는 나약한 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주님은 또 한 명을 떠올리게 하시면서 ‘그를 찾아가라’는 부담을 주셨습니다. 주일 설교 말씀을 듣는데 계속해서 그 얼굴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예배가
끝났고, 목녀에게 “더이상 안되겠다.”며 그들의 집으로 찾아가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을 장을 보고, 남은 것을 봉투에 담아
전해주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나와 내 가족만을 사랑했던 저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이 내 안에 들어오시어 거하시니, 이제는 주변 사람들까지도
돌보게 해주신 하나님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장 큰 기적은 어려운 가운데 일을 더해주신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밖에 모르며 이기적으로 살았던 저를 바꿔주신 것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하신 가장 큰 기적이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비우라 하셨을 때 순종함으로 가장 큰 기적을 보게 하셨습니다. 계속해서 순종으로
말미암아 그 기적의 주인공이 되기를 주님께 소원해 봅니다.
지금까지 제 간증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