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베트남 목장을 섬기고 있는 목자 김성현입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로 저의 가족에게 일어난 정말로 감사한 소식을 전하고자 이자리에 섰습니다. 솔직히 제가 이에대해 간증을 많이 한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토요일 새벽기도 간증설교로 두번하고 주일예배에서는 제대로 한적이 없더라구요.
얼마전 어머니의 암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앞으로 예방차원의 방사선 치료정도만 남기고 있고 건강은 아주 빠르게 회복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지난 일년여 동안 가족들의 병들을 알게되고 회복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나도 힘든 시간이였지만 그 모든 시간을 견뎌내고 버틸수 있었던 간증을 전하고자 합니다.
약 일년전, 아버지의 위암 수술이 시작이였습니다. 누나의 자궁쪽 혹과 더불어 어머니의 유방암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일들이 겹쳐 일어날때엔 정말 아무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지? 라는 오만가지 생각을 해도 답도 안보이고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표현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처음 아버지의 수술소식을 늦게 들었을때에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제가 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져 몇년동안 연락을 안하다 수술 전날 아주 오랜만에 통화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위를 제거하고 장을 연결하며 식사가 힘들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관계의 회복이라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그 오랜시간 부자간 대화의 부재가 무색하게 '기도하자'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듣게 되었습니다. 그뒤를 이어 어머니께서 갑자기 한국으로 들어가셨고 어느날 어머니께서 검사를 받고 아버지께로부터 연락이 오셨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가슴에 혹이 잡혀 말도 안하시고 급하게 한국에 가서 검사를 받으셨던 것이였습니다. 유방암 3기라는 말을 듣고 일하다 뛰쳐나와 저에게 전화를 건 누나의 펑펑 울던 울음소리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다행히 호주의사의 소견으로는 아직 2기정도이기에 얼마든지 치료가 되는 암이라고 안심시켜주었고 여기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평소 그렇게 검소하시고 모든 것을 감내하시며 참으시는 어머니께서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수 밖에 없는 것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거기에다 몇년전부터 여러번 배가 너무 아파 응급실에 간 것으로 한국에서 검사도 받고 스페셜리스트를 여러번 보고 있었는데 그 결과가 어머니의 치료도중에 나왔습니다. 자궁내막증이 너무나도 심해져 혹이 겉잡을수 없이 양쪽에 커져있었던 것이였습니다. 한국에서도 수술을 권유했었는데 놔두니 더 커진것 같았습니다. 주차장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하며 기다리다 차를 타자마자 펑펑우는 누나가 직장까지 절제해야할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듣고 겁에 질렸던 것이였습니다.
어머니의 치료가 점점 힘들어져가고 있는 가운데 여기선 메디케어 보험으로서는 1년가량 수술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듣고 더 기다릴수 없어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다행히 큰 병원에서 산부인과에 있는 사촌누나의 소개로 아주 빨리 수술을 잡아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되어 지금은 호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두달 남짓되는 시간동안에 어머니께서 항암시기중에서도 가장 힘든 마지막을 저 혼자 지켜봤습니다. 차라리 천국으로 가는게 편하겠다고 어린아이처럼 때를 부리시는 날들이 늘어갔습니다. 그때마다 애써웃어가며 어머니를 위로했지만 정작 제 자신에게 괜찮을 것이라고 최면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순간을 견딜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의 믿음과 목장식구들, 그리고 교회성도님들 덕분이였습니다.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정말 많은 기도와 신경을 써주셨습니다. 엄청난 요리솜씨로 저희가족을 위해 여러번이나 말그대로 '먹여살리신' 사모님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차시트에 국물까지 쏟아가며 저에게 배달해주시고 기도와 주님의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섬기고 있던 아삽에서도 연습때마다 기도해주시고 저희 어머니를 위해 신기한 버섯도 구해주시고 과일도 사주신 분들까지... 또한 가족보다 더 가족같은 우리 베트남 목장 목원들이 기도해준 덕분입니다.
그동안 어린아이같던 친구들이 먼저 걱정해주고 먼저 연락해주었습니다.
정말 신기한것같습니다.
하나님의 일이요.
정말 인간의 생각으로는 상상치 못할 계획을 하시고 경험하고 나야 그제야 어렴풋이 그 뜻이 보이는 어마어마한 준비를 각 사람에게 해주셨다는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이 교회를 다니며 약 15년전에 공부방에서 만났던 허환형제님의 아들, 진성이형을 통해 이런 자택근무가 가능한 일을 소개받았고 이해심 넓은 사장을 통해 이 모든 가족들의 픽업을 제가 감당할수 있게 하시고 곁에서 항상 지켜볼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쁘던 일도 신기하게 치료받는날이면 감당할수 있을만큼 주신듯 하였습니다. 한국시민으로 남아있는 누나였기에 또한 한국에서 치료받는것도 수월하였고 누나또한 자택근무로 전환하도록 허락해주고 수술후에도 복귀하길 붙잡는 직장이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치료로 인해 저의 집에서 목장을 못하고 식당과 카페에서만 하고 있었던 저에겐 많은 미안함과 부담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 코로나 사태로 그 장소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또 작년 부터 안나오던 어머니의 정부보조금을 며칠 전에 받았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하나님께서 준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를 도와주신 모든 한분한분과의 관계가 하나님께서 엮어 주신것 같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 많은 메세지들과 받은 사랑을 말하기엔 시간이 부족한듯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 수술 전에 저의 마음을 붙잡게 해준 구절을 사모님과 저의 목자이던 김슬기목자님께서 동시에 보내주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의 하나님이니, 떨지 말아라. 내가 너를 강하게 하겠다. 내가 너를 도와주고, 내 승리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겠다.
이사야서 41:10
아직도 질병과 싸우는 치료중인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도 위대하신 하나님을 붙잡고 같이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