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멕시코목장을 섬기는 정효선 목녀입니다.
목장사역, 특별히 이번에 분가를 앞두고 여러가지로 분주했던 최근 한달간 제가 깨닫고, 또 큰 은혜가 되었던 부분이 있어서 나누고자 합니다. 목장의 목녀가 되니까 참 해야할일도 많고, 책임져야할일도 많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줄 모르게 하루하루가 지나가는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무 의미없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이라면 허무하겠지만, 영혼구원하여 제자삼는다는 큰~일에 나도 “목장” 을 섬김으로 조금은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에 위안이 되는것은 분명 그것에 가치가 있다는 뜻일것 같습니다. 최근 목장의 동역자 가정의 이사와 바로 이어진 목장분가로 어느때 보다도 바뿌게 시간을 보낸것 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10여년전 그러니까 2009년 제가 시드니에서 요리학교에 다니던 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도 지금 이시간 못지않게 바뿌고 정신없고 열정적으로 살았던 시기였습니다. 한국에서 유학원을 통해 시드니시티에 위치한 한 사설 컬리지에 등록하여 요리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디플로마까지 취득하고, 정해진 실습시간을 채우며, 영어점수까지 만족되면 호주 영주권을 취득할수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것을 위해서 2년정도 학교를 다니며, 실습지에 나가서 일도 해야하고, 틈틈히 영어공부도 해야하는….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않되는… 그런 삶의 현장 이였습니다. 그 당시, 학교는 출석만 잘해도 졸업은 할수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문제는 실습시간이 만족되야 원하는 디플로마를 취득할수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이력서를 만들고 인터뷰까지 잘 봐야 왠만한 카페, 레스토랑, 호텔등…에서 일을 할텐데 이게 무엇보다 넘기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와도 인터뷰중 영어실력이 들통나서 채용까지 이루어지기가 보통 어려운게 아니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실습에대해 그 어떤 도움도 주지 못했고 학생들 개개인이 알아서 처리해야만 하는.. 그런 시스템 이였습니다. 그러니까 실습을 찾고 일했다는 증명을 해오는 일은 저의 몫 이였었죠. 그런데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중에 부모님이나 친척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식당을 운영하니 그곳에서 실습시간도 채우고 일을하는거니까 웨이지도 받는다며 자랑?(그당시 저에게는 자랑으로 들렸습니다.) 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들이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이력서를 만들도 인터뷰 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해결할수 있는 방법이 있는 그들이 제눈에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도 어렵게 어렵게 실습지를 찾아 헤매던 끝에 드디어 한 호텔 주방에서 일을 할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어렵게 얻어진것이라 그럴까요?? 저는 정말 있는 힘을 다해서 일을 했고, 힘들었지만 보람있었습니다. 그러다 그곳에서 한 한국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말이 통하는 한국사람 이라니… 정말 오아시스를 만난것처럼… 기뻤고 그 분과 함께 일하며 꽤 친해지게 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언니(여자분입니다.)도 저와 같이 시드니에 어느 요리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실습지를 찾다가 그 호텔주방에 오게되었는데 저를 만나게 된 것이죠. 우리는 공통점이 많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대화중 저는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이력서를 돌리고 좌절 하기를 여러번 반복한 끝에 이곳에 오게된 나와는 달리 그분은 학교에서 이곳을 소개해주어 왔다고 했습니다. 여러곳을 소개해 주었는데 집과 가깝고 일하는 포지션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왔다는 말에 그동안 나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것 같아 화도 나고.. 내가 다니던 학교는 왜 이런 일들을 제공해주지 않는지..에 대한 분노도 생기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어디예요? 하는 저의 질문에 그분의 대답이 OOO학교요~ 하는 것이였습니다. 아~~~ 저도 알고있었습니다. 그 학교를요.. 처음 한국의 유학원에서 요리학교를 소개해줄때 이곳을 추천하긴 했었습니다. 그러나… 학비가 2배정도 비싸고, 코스기간도 2년이 조금 넘는기간 이어서 선택하지 않았었습니다. 저렴한 학비에 짧게 끝낼수 있다는게 매력적이어서 지금의 내가 다니는 학교를 선택했었는데 이제 와서 후회가 되었었죠... 그냥 거기 갈걸…. 그러나 너무 늦은 후회였습니다. 그래…. 비싼학교인데… 그정도는 제공해 주겠지… 하며 위안을 삼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댓가가 있다는 것이죠... 그 학교가 제공해주는 좋은 프로그램과 시스템화된 코스에 맞는 돈을 지불 해야하는것이 댓가 였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정해주는 길로만 간다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 낭비없이 졸업과 취업까지 무난히 완주할수 있을것입니다.
우리 가정교회가 바로 이 OOO학교 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예수님믿고, 침례받고, 삶공부 하고, 교회사역에 헌신하고, 목자헌신하고, 목장해야하니까 VIP 찾아 나서야 하고, 그들이 구원받기위해 기도해야 하고, 또 언젠가는 분가해서 목장해야하고, 분가해 나가서 목장식구들이 없으니 또 VIP를 찾아야하고 기도해야하고… 딴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것 같습니다. 제가 교회 다니게 되니까 주변에 자연스레 교회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은 세례(침례)까지 받고 그 다음부터가 저와는 많이 달라보였습니다. 마치 실습지를 찾아 헤맸던 과거의 저와 같아 보였습니다. 뭘 어떻게 할지 몰라 헤매는 모습.. 그러나 그분들의 마음도 저와 같은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이요.. 이것 저것 좋은일 많이 하는것 같은데 확신은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저는 댓가를 치뤄야 합니다. 매주 목장을 해야한다는것과, 마음의 부담과, 목장을 운영하는 비용을 감당한다는 것과, 보는 눈이 있으니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는것과, 시간을 내서 삶공부를 해야한는것 등등… 스스로 감당해야하는 부분도 있기에 이것도 만만치는 않은것같습니다. 그러나, 요한복음 21장 15~19절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사도님께 니가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에 YES!(다 아시면서…) 그러면 내 양 떼를 먹여라. 하신것처럼 저도 예수님을 사랑하기에 예수님의 양 떼 (목장에 보내주시는 양)를 먹일수 있고, 앞서 말한 댓가가 있지만 예수님 때문에 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믿고 그 다음 어찌해야 할지 몰라 헤매지 않고, 정해진 목장 하나에 집중하고 이것이 또한 나의 영적성장을 위한 자리 라고 생각하니, 다시한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고 시간낭비, 에너지 낭비 그러다 겨우 어럽게 어렵게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길로 갈수도 있지만, 가정교회라는 고품격 시스템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